POST

빨간 날에 읽고 싶은 책을 만드는

카멜북스의 매일을 소개합니다.

Daily > Post

있잖아, 너 아직 나를 좋아해?

낯선 곳에서 만난 어떤 환경이 헤어진 연인에게 다시 전화를 걸도록 마음을 부추겼을 수도 있습니다. <비컷 시선>의 '우리, 헤어질까'의 한 부분을 여러분에게 소개했습니다. 여러분의 사랑은, 여러분의 이별은 잘 지내고 있나요?

2019.05.31


 

 

아직 나를 좋아해? 

 

그 질문을 받는 순간, 우리는 이별을 예감합니다.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 그런 의문에 싹 틔우는 순간이 왔다는 것은, 뭔가 균열이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며칠 후 헤어지게 됩니다.



 
우리 헤어질까.

그 짧은 말 앞에서 모든 것이 무기력해졌다. 서로를 만나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모든 운을 소진했던 걸까. 서로의 뒤에서 서성였던 시간, 함께 울고 웃으며 쌓았던 추억의 기간, 전부 다 소용없었다. 그 말 앞에서 반전은 없었다. 그 찰나의 순간은 애틋하고 애탔던 모든 시간을 다 잡아먹었다.

헤어진 첫날.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다. 물론 새벽 내내 울다 지쳐 잠이 든 덕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얼굴이 엉망이 되어 있었다. 퉁퉁 부어 얼굴은 큰 찐빵 같았고, 눈두덩이 위엔 두툼한 소시지 두 개가 올라간 것 같았다. 헤어진 다음 날, 나는 종종 초점을 잃었지만 견딜 만했다.


사랑을 하면 세상에서 둘도 없는 특별한 사이라고 여기게 됩니다. 상대의 외향이 어떤지는 상관없습니다. 그냥 그 자체로, 그 사람이기에 충분하죠. 하지만 그런 사이도 헤어질 수 있습니다.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던 두 사람의 성이 다른 공간이 되어 되어버립니다.

헤어지고 나서는 누군가도 이별을 했을 텐데, 마치 혼자 세상 모든 이별을 견디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가 울면서 나에게 물었다.

나 없이 잘 지낼 수 있겠느냐고. 아무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냥 눈물이 났다. 친구들은 잘만 헤어지고 잘만 만나던데. 도대체 그들은 어떤 강철심장을 가졌기에 그렇게 쉬운 이별을, 그렇게 빠른 연애를 하는지. 나는 그의 간단한 질문에도 제대로 답하질 못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랑을 시작하고 끝을 내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별은 언제나 낯설고, 추스리는 방법에 정답은 없습니다. 누군가는 술로 달래고, 누군가는 시간이 해결해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이별 환승을 경험하기도 하고, 다시 그 사람의 곁으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또 이별을 맞이할 수도 있고, 영원히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작 며칠 만이었다. 당신과 나의 시간을 달랐지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에게 전화를 걸어야만 했다. 그의 젖은 목소리가 전화기로 흘러나왔다. 나는 용기를 냈다. 그래도, 우리 끝까지 가보자. 다들 그렇게 헤어지고 다시 또 만나며 그렇게 사는데, 우리도 한번 해보자.


이렇게 다시 만난 연인들.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

낯선 곳에서 만난 어떤 환경이 헤어진 연인에게 다시 전화를 걸도록 마음을 부추겼을 수도 있습니다. <비컷 시선>의 '우리, 헤어질까'의 한 부분을 여러분에게 소개했습니다. 여러분의 사랑은, 여러분의 이별은 잘 지내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