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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날에 읽고 싶은 책을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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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_할 지도> 강연회

지난 25일, 1월의 마지막 금요일에 서울숲에 위치한 얼리브라운지에서 <어쩌면 _할 지도> 김성주 작가님의 강연회가 있었습니다. 소중한 금요일 저녁 시간을 함께 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약 1시간 반 가까이 작가님의 이야기와 질의응답으로 꾸며졌는데요. 좋은 시간이 되셨길 바랍니다.

2019.01.25

 

 

지난 25일, 1월의 마지막 금요일에 서울숲에 위치한 얼리브라운지에서 <어쩌면 _할 지도> 김성주 작가님의 강연회가 있었습니다. 소중한 금요일 저녁 시간을 함께 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약 1시간 반 가까이 작가님의 이야기와 질의응답으로 꾸며졌는데요. 좋은 시간이 되셨길 바랍니다.

 

 

얼리브 라운지에 가시면, 작가님의 메시지가 담긴 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내일 조금 더 행복할지도

 


 

하나의 경험이 _되다

김성주 작가님이 여행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사진과 함께 만날 수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많은 나라를 여행하고 쓴 <어쩌면 _할 지도>였기 때문에 강연을 듣는 시간 동안 마치 여행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여행을 통해 글을 쓰게 되었고, 브런치에 연재하게 되면서, 출판사와 인연이 닿아 책을 내기까지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셨답니다.

 

약 40분간의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는데요. 강연에서 듣지 못한 이야기나, 궁금했던 이야기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미처 강연회에 오지 못한 분들을 위해 질의응답에 주고받은 이야기를 정리해 볼게요.


여행을 하면서 찰나를 어떻게 기록하나요?

람들에게 보여줄 때는 장면도 중요하기 때문에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노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메모를 남기려 한다

그때 느낌을 최대한 간직하기 위해서 글은 대화체로 쓴다. 대화체가 일반적인 글보다.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여행의 감정을 떠올리기 쉽다. 종종 사진에 집중하다 보면 그때 즐길 수 있는 감정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정말 좋은 장면이 있을 때는 메모를 먼저 남기고 사진을 찍는다.

시중에 있는 많은 여행 에세이 속에서 작가님만의 차이가 있다면 어떤 건가요?

글을 쓸 때 여행보다는 에세이에 무게를 두고 쓰고 싶었다. 그래서 여행 정보를 배제하려고 한다. 사람마다 여행하면, 도시의 제목이 달라지고 이미지가 달라진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갖고 있던 도시의 감정과 색을 제목으로, 사진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여행할 때, 사진일 찍거나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여행에 감흥이 떨어지지 않나요? 어떻게 해야 감흥을 떨어트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얼마 전에 인터뷰하는데 카메라와 수첩 중에 하나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갈 것이라는 질문을 받았다.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사진은 보인 그대로를 담기 때문에 그대로 남지만, 여행에 대한 기록, 감정에 대한 기록은 다시 열어봤을 때 그때의 감정이 끊임없이 변해 증폭되기도 한다. 계속 변할 가능성을 생각했을 때 사진보다는 글이 좋다고 생각한다.

 

책 속에 혼행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혼행하다가 문득 외롭지 않았는지, 외로우면 어떻게 하시나요?

주로 혼자 여행을 하는데, 혼잣말을 많이 한다. 말이 안 통하다 보니 혼잣말로 떠들어도 다 모른다. 그런데 가끔 숙소에 있거나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외로울 때가 있다. 요즘은 통신이 잘 되어 있어서, 유심만 꽂으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휴대폰으로 사진을 보내거나 이야기를 시차와 상관없이 한다.

처음 방문하는 도시에 가면 긴장을 하게 되는데, 긴장을 푸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비영어권에 가면 손짓, 발짓하면서 대화를 시도하려고 한다. 한번 그런 것을 겪고 나면 그 뒤로는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꼭 해야 하는 길 찾는 법, 음식 문제를 두고 이런 도전을 하다 보면 그 뒤로는 말을 거는 것이 수월해서 긴장감을 줄일 수 있다.

제일 취향에 맞고, 가장 머물고 싶었던 곳은 어디였나요?

여행지에서 사람의 성향이 맞거나, 인상 깊었던 곳은?

바르셀로나가 좋았다. 지중해 근처라 날씨가 좋고. 바다 근처라 먹거리가 많고. 가우디 건축물, 피카소 박물관 등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많았다.

(사람에 대해 인상 깊었던 곳, 나와 맞았던 곳은) 다른 사람들과 성향의 차이가 있다. 지중해와 같이 햇빛이 풍부한 나라에 가면 개방적이고 먼저 인사하고 친근하게 대해준다. 하지만 반대의 성향, 러시아에 가면 한국 사람보다 더 폐쇄적이고 표정이 딱딱하다. 먼저 인사를 하지도 않고. 공산주의 잔해 때문에 상대에게 웃으면 바보처럼 보인다는 인식이 있다. 개인적으로 혼자 여행을 다니다 보니 러시아 사람들이 깔끔해서 잘 맞는다. 그들도 속마음에는 배려하는 것이 있다. 그런 것들이 잘 맞았다.

시간을 짧게 낼 수밖에 없는 직장인을 위한 추천 여행지는?

여행지에 가면 다 봐야겠다는 마음에 계획을 빼곡히 세우지만, 실천을 못 할 때가 있다

작가님은 어떤 여행 스타일인가요?

기간이 짧은 분들에게는 싱가포르를 추천한다. 여러 문화가 모여 있어서 짧은 시간에 안에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골목마다 테마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여행할 때 숙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거리 사진이 많다. 걷는 것을 좋아해서 12시간씩 걷기도 했다.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평범한 골목 골목을 좋아한다. 혼자 다니다 보니 식사를 거르기도 해서 푹 쉬어야 하는 숙소를 좋은 곳에 묵는다. 경비도 대부분 숙소에 지출한다.

여행하면 처음 가는 도시가 많다 보니, 가게 되면 유명한 것을 다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빼곡하게 계획을 세우다 보면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에 1~2개를 정해서 그날은 그것만 보기도 하고, 갔던 곳이 너무 좋으면 그날은 한 곳만 보기도 한다.

 

여행 작가에게 있어 좋은 글쓰기란 무엇인가요?

여행에세이는 독자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보지 못한 것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나타내어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에세이지만 문학적인 문체가 느껴져요. 좋아하는 작가나 책이 있으신가요?

책을 많이 읽지는 않는데,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많은 사람이 글이 길다고 이야기를 해서 간결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군더더기가 있더라도 문장 자체가 예뻤으면 좋겠다. <오베라는 남자>의 프레드릭 배크만을 좋아한다. 같은 문장을 예쁘게 쓰는 것 같다. 글을 쓸 때 책을 읽으면 거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아마 그래서 그런 것 같다.

여행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세요.

여행이 매번 진지하거나 무거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라멘만 삼시 세끼 먹는 것처럼 가벼운 여행을 좋아한다. 내가 원하는 계절, 시간이 있는 나라에 가서. 꿈꿨던 하루 며칠을 살아보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친구가 유럽 프라하에서 엽서를 보내준 적이 있는데 10년 후에 프라하에 가게 되었을 때 그날이 떠올랐다. 꼭 과거가 아니고, 미래가 될 수도 있고. 현재 내 모습의 방향이 될 수도 있고, 여행은 내가 원하는 하루를 살기 위해 하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강연회가 끝나고 작가님의 사인을 받는 분들도 많았고, 책에 관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책을 구매해서 가져오시기도 하고,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매하시더라고요. 책을 읽으면서 너무 여행이 가고 싶어서 중간에 책을 덮었다는(?) 짧은 후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기에 공감했어요)

과거에서 벗어나 한 걸음을 내디뎠을 때, 그 걸음이 또 다른 걸음으로 이어지고, 그것들이 모여서 변화, 성취와 같은 것들을 가져올 것이라 믿고,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었다는 작가님의 강연 마지막 멘트가 생각이 납니다. 이번 강연으로 인해 2019년 새해에 작게나마 여러분의 어떤 마음의 계획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