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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날에 읽고 싶은 책을 만드는

카멜북스의 매일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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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나만의 기쁨

곱창볶음을 사 먹는 월급날, 어느 유행가 가사에 나왔으니 꼭 기념해야 한다며 한 잔 기울이는 10월의 마지막 밤, 늦은 밤 영화를 보고 집으로 걸어가는 길. 누구에게나 이런 소박하지만 소중한 일상이 있겠지요.

Thu Dec 05 13:51:44 KST 2019

누구나 부러워하는 멋진 라이프는 아니지만
나에게 어울리는 오케이 라이프 

라탄 바구니, 이십 년 전에 썼던 옛날 유리컵, 할머니 댁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벽시계, 카세트테이프 등. 좋아하는 공간을 사랑스러운 물건으로 채워나가면서 소박하지만 소중한 나만의 일상을 만들어나갑니다. 나만의 취향을 기꺼이 공감해주고 함께 좋아해 주는 사람들 덕분에 일상은 더 풍성해져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작고 소박해서 나다운 삶, 화려하지는 않지만 늘 진심을 담고 있기 때문에 나다운 일상입니다.

 

 

 

나와 잘 맞는 사람, 공간, 물건을 예민한 안목으로 찾아내고 함께 잘 버무려져 사는 것. 예민이란 말은 이때에만 쓰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다. - <오케이 라이프> 중에서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위해
오늘의 행복을 채집하며 삽니다.

오늘의 좋음을 찾기 위해 인생을 건 모험을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한 끼라도 이왕이면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살이 쪄버린 몸이 미웠는데 적당히 늘어나면서도 살을 착 잡아주는 스판바지를 입고 좋아하곤 하죠. '남보다 느려도 괜찮다'는 사실을 마주하고 안도하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삶은 이런 사소한 일상의 순간들이 모여 반짝이는 하루가 되고, 더 나은 내일이 되는 법이니까요.

 

 

 

말이 나온 김에 이유를 찾아보자면 종이의 어여쁜 색, (‘머메이드지’의) 오돌토돌한 촉감, 칼로 자를 때 느껴지는 종이의 두께, 종이 위에 종이를 붙였을 때 생기는 양감 등이 좋다고 할까. 아니다, 이런 이유가 아니다. 좋아하는 이유는 ‘그냥’에 맡겨두는 편이 낫다. - <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습니다> 중에서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은 선명한 나날의 기록

소소한 하나가 가슴 벅찰 만큼 각별해지고, 지극히 평범한 순간이 감사의 고백이 됩니다. 익숙해진 일상에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버렸을지도 모르는 것들에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면 섬세한 감성과 따뜻한 온도가 가만히 우리의 하루에 빛을 비춥니다.

 

 

 

그날 잊고 있던 많은 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가 서성였을 코너, 그녀가 퍽 마음에 들어 했을 신간, 당신과 내가 그냥 넘기지 못하고 한참을 들여다보았을 페이지. 서점에 가면 그날의 내가 보이고, 그 언젠가의 당신이 보인다. - <누구에게나 그런 날> 중에서

 

오늘 보고 좋았던 것들을 매일매일 기록합니다.

시시콜콜한 일상 속 장면도 관찰자의 눈으로 담아내면 나만의 이야기가 됩니다. 주변의 모든 것을 애정 어린 눈으로 조금 더 유심히 바라보세요. 하루를 정리하며 기록한 작은 일기가 쌓이고 쌓여 반짝이는 어느 한 시절로 남을 테니까요. 산책 중 발견한 작은 꽃, 그날 본 책과 영화, 잠깐 마주친 길고양이 등 별거 없는 하루의 이야기마저도 사랑스러운 그녀의 기록은 누군가에겐 신선한 자극이 되기도, 누군가에겐 기록에 대한 의지를 심어 주기도 합니다.

 

 

 

모든 것을 궁금해하고 작은 것에서 귀여움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산책길에 봤던 잡초가 오늘은 요만큼 더 자라 잎사귀가 세 개가 되었네, 오늘 산 음료수는 맛은 없었지만 병이 예쁘니 책꽂이 위에 올려 둬야지, 내일은 오늘 가보지 못했던 다른 길로 산책해 봐야지, 이런 작은 생각들이 일상 속 행복이 되어 줄 거예요. 큰 행복은 아니더라도, 매일매일 요만큼씩만 행복하면 됩니다. - <오늘의 좋아하는 것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