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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날에 읽고 싶은 책을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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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지 마세요!

피해자이지만, 직원이라는 이유로 가해자가 되었습니다. 예쁘다는 말 한마디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속 좁은 알바생이 된 것이죠. 소비자는 소비자일 뿐, 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2018.10.31


 
“야. 쟤 예쁘지 않냐? 몇 살쯤 됐을까? 내가 번호 한 번 따 볼까? 손이나 한번 슬쩍 건드려 볼까?”
“야, 꿈 깨. 영계가 너 같은 걸 거들떠나 보겠냐? 밥이나 드셔.”

키득대는 웃음소리와 함께 그들의 대화가 사방이 꽉 막힌 가게 안에서 공기의 흐름을 타고 서연의 귓가로 전달되었다. 움찔하면서 서연은 거의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그 사내를 노려보았다.

“뭘 째려봐? 사람 처음 봐?”

뜻밖의 반응에 서연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말했다.

“아, 아니, 지, 지금, 아저씨가 저한테 이상한 소리, 하셨잖아요?”
“뭐? 뭔 소리? 아, 너 예쁘다는 소리? 번호 따고 싶다는 소리? 지금 보니 예쁘지도 않네. 번호 필요 없다. 됐니? 어디서 손님한테 말대답이야?”

서연은 순간 얼음이 되었다. 뜻밖의 소동에 점장이 뛰어왔다.

“손님. 무슨 일이신가요? 뭐 불편하신 거라도……”
“알바생 관리, 어떻게 하시는 거예요? 좀 예뻐 보여서 혼잣말로 예쁘다고 했더니 손님을 째려보질 않나, 소릴 지르지 않나. 이 식당 컨셉이 침묵이에요? 말도 맘대로 못 하고? 참나.”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의2(고객 등에 의한 성희롱 방지)
① 사업주는 고객 등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성적인 언동 등을 통하여 근로자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 등을 느끼게 하여 해당 근로자가 그로 인한 고충 해소를 요청할 경우 근무 장소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의 명령 등 가능한 조치를 취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② 사업주는 근로자가 제1항에 따른 피해를 주장하거나 고객 등으로부터의 성적 요구 등에 불응한 것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이익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해자이지만, 직원이라는 이유로 가해자가 되었습니다. 예쁘다는 말 한마디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속 좁은 알바생이 된 것이죠. 소비자는 소비자일 뿐, 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고객이 성희롱을 해서 근로자가 고충 해소를 요청할 경우 사업주가 조치를 취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문제가 많이 도드라지면서, 비교적 최근에 법 조항을 추가했습니다.

 

직원에게 반말하실 경우, 반말로 대답합니다.

계산 시, 돈을 던지시면, 잔돈도 던져드립니다.

일부 가게에서는 손님의 무례한 행동에 경고하는 종이를 붙이기도 하고, 무례한 손님 처음부터 가려 받기도 합니다. 손님도 중요하지만, 직원의 권리도 보장하기 위한 가게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서연의 사례처럼 몰상식한 손님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당당하게 회사 측에 요구하시길 바랍니다. 법이 우리를 보호하고 있고, 그게 우리의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알려진 성희롱 문제는 전체의 1%가 채 안 된다고 합니다. 피해자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많은 불이익이 생길지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이 당장 바뀌진 않겠지만, 우리가 몰상식한 현실에 분노하는 것이 당연한 감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당하지 않습니다》에서는 부당한 대우에 내 목소리를 키우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