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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진잼에 빠진 우리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사고 싶은 것을 참고, 먹고 싶은 것을 참고, 놀러 가고 싶은 것을 참아야 집도 장만하고, 결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미래에 대한 기대 혹은 희망이 있어야만 그나마 지금 당장의 소비를 참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Fri Jan 18 00:00:00 KST 2019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사고 싶은 것을 참고, 먹고 싶은 것을 참고, 놀러 가고 싶은 것을 참아야 집도 장만하고, 결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미래에 대한 기대 혹은 희망이 있어야만 그나마 지금 당장의 소비를 참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소비사회를 탈출하지 못하는 건 미래와 내일에 과도하게 신경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이해할 수 없겠지만, 진정으로 '지금' 그리고 '오늘'을 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만이 집요한 소비사회로부터 탈출할 수 있습니다. '내일과 미래'에 집착하는 사람은 결코 '오늘과 지금'을 살 수 없습니다. 집착했던 '내일과 미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늘과 지금'이 됩니다. 그리고 그 '오늘과 지금'은 다시 '내일과 미래'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시간이 되고 맙니다.

 

탕진잼

흥청망청 써서 없앤다는 '탕진'과 재미의 '잼'을 합친 신조어로 탕진하는 재미를 뜻하는 단어.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젊은 세대가 적은 금액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을 말합니다. 필요하지 않은 소소한 물건에 돈을 써 낭비하는 재미를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습니다.

주로 문구류, 화장품, 인형 등 작고 저렴한 물건이 많습니다.

집을 사고, 자동차를 사기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삶은 억지스럽게 소비를 억제할 수 있겠지만, 소비로부터 자유롭게 하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억눌릴수록 소비에 대한 욕구는 점점 더 커지겠죠. 철학자 조르주 바타유의 말처럼 인간은 언제나 금지된 것을 더욱 욕망하게 마련입니다.

오늘을 살아야 합니다. 지금 당장 행복할 수 있는 일들을 해야 합니다. 능력이 되는 한도 내에서 '지금' 행복할 수 있는 소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탕진잼에 빠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집을 사고 자동차를 사려는 이유가 행복하기 위해서라면, 소소한 소비로 행복할 수 있다면 좋은 거 아닐까요?

미래에 집을 살 돈으로, 내일 자동차를 살 돈으로, '지금' 나와 가족이 이야기하며 행복하게 보내세요.

 

탕진잼을 누린다고 하면 과소비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 지금'부터 행복하게 살기 바라는 사람은 결코 방탕해지거나 과소비하는 법이 없습니다. '오늘'을 살려고 하는 사람들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하고 검약하게 삽니다. '오늘'을 살려는 사람은 일하지 않고 방탕하게 살며, 쓸데없는 곳에 과소비한다면 '오늘, 지금'이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훨씬 더 건강하게 일하고 절약하며 삽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바로 '지금' 그리고 '오늘'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말입니다.


 

한 주를 견뎌낸 직장인들에게, 언제 생길지 모르는 집과 자동차를 쫓는 일은 눈앞에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겠지요. 하지만 퇴근길 편의점에서 새로 나온 신상 과자를 손에 들거나, 귀여운 볼펜 한 자루는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소소한 탕진잼을 느끼며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