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빨간 날에 읽고 싶은 책을 만드는

카멜북스의 매일을 소개합니다.

Daily > Post

아무것도 안 했는데 벌써 3월이야

아무것도 안 했는데 벌써 3월이야

2019.03.15


 

 

아무것도 안 했는데 벌써 3월이야 

제대로 한 것도 없이 2019년의 1/4이 지나버렸습니다. 곧 3월이 지나고 4월이 오겠네요. 새해에 분명 이런저런 결심을 했는데, 이루어진 게... 어휴 그냥 말을 말아야겠어요. 다이어트, 영어 공부 등 제대로 하고 있는 게 없어서 자괴감에 빠지는 하루입니다.

SNS에 보면 다들 여행도 가고, 취미도 하면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왜 나만 제자리인걸까요?



 
아무래도 내 시계는 고장 난 것 같아

특별히 대상을 정한 불평은 아니었다.  어쩌면 모두 내 탓인 걸 알면서도 외면하고 싶어 어떤 누군가를 탓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신이 내게 실수를 한 것 같다고. 그것이 언젠가부터 주변 사람들보다 조금씩 늦어진 내 시간에 대한 변명이었다. 동기와 친구들보다 늦은 취업, 바닥을 면치 못하는 통장 잔고, 쉽게 보이지 않는 성공의 길, 여전히 남 일만 같은 결혼까지. 갈수록 사람들과 나 사이의 시간차는 조금씩 벌어졌다. 가끔 나를 바라보는 걱정 어린 눈에 초연한 척했지만, 남들과 내 시계를 번갈아 비교할수록 마음이 다급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발만 동동 구르는 동안에도 그들은 점점 나와 시차를 벌리고 있었다. 나만 그대로였다.

남의 시간을 지켜보면서, 내 시계가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아서 한숨이 나오던 때가 있었습니다. 모스크바의 한 지하철역의 시간은 다른 곳보다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성질 급한 러시안인들이 열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전력질주하고, 꽁꽁 언 지상 위 사람들보다 눈에 띄게 걸음이 빠릅니다. 그렇게 열차는 사람들을 쏟아 내고 또 훔쳐 달아납니다. 가만히 앉아 바쁘게 오가는 러시아인들을 보면 지상 세상은 1.2배 빨리 감기 한 것처럼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다른 시간.

 

 

바늘은 멈추지 않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더러 멈췄다 움직이는 바늘도 있죠. 하지만 그것이 가리키는 것이 삶이라면 한 번 믿어보는 게 어떨까요? 고장 난 것은 아니라고. 내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을 믿어보는 거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거 같지만, 여러분은 그 시간동안 무엇을 했고, 무언가를 이루었을 겁니다.